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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 아래까지 썩은 어금니는 꼭 뽑아야 하나요? — 발치 권유를 받았지만 신경치료와 격벽으로 살린 사례

정진우 원장 · 발행 2026.08.22

잇몸 아래까지 썩은 어금니는 꼭 뽑아야 하나요? — 발치 권유를 받았지만 신경치료와 격벽으로 살린 사례

다른 치과에서 “충치가 잇몸 아래까지 내려가서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 그 말이 맞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그대로 받아들이십니다. 이번에 오신 분은 한 번 더 확인하고 싶다며 찾아오셨습니다.

조이치과의원 봉천, 원장 정진우입니다. 30대 환자분이 오른쪽 아래 맨 뒤 어금니에 대해 “발치 후 임플란트”를 권유받고 내원하셨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치아는 뽑지 않고 신경치료와 코어 수복으로 살렸고, 크라운으로 마무리하는 단계로 이어갔습니다. 잇몸 아래까지 썩은 치아를 어떤 기준으로 살릴지 판단했고 무엇을 준비해야 했는지, 이번 사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처음 오셨을 때 — 오른쪽 아래 맨 뒤 어금니의 치근단 방사선 사진. 뒤쪽 면의 충치가 잇몸선 아래까지 내려가 치아 뒤쪽이 크게 비어 보이는 상태

처음 오셨을 때 찍은 치근단 방사선 사진입니다. 사진 왼쪽이 맨 뒤 어금니인데, 뒤쪽(원심) 면이 씹는 면부터 잇몸선 아래까지 어둡게 비어 있습니다. 충치가 그만큼 깊이 파고들었다는 뜻이고, 신경이 들어 있는 공간까지 이미 닿아 있었습니다. 이 사진만 보면 “뽑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한 상태였습니다.

정진우 원장

정진우 원장

  • 치과보철과 전문의
  • 통합치의학과 전문의

설계한 원장이 마무리 확인과 이후 점검까지 직접 봅니다.

의료진 소개

이 사례의 비급여 진료비

비급여 진료비용 고지 기준 금액(기준일 2026.09.23)입니다. 실제 비용은 진단 후 치료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잇몸 아래까지 썩었다고 다 못 살리는 건 아닙니다

충치가 잇몸선 아래까지 내려간 치아를 살릴 수 있는지는, 썩은 “깊이” 하나만으로 정하지 않습니다. 제가 방사선 사진에서 함께 보는 것은 대략 이렇습니다.

  1. 충치가 뿌리 어디까지 내려갔나 — 잇몸선 바로 아래에서 멈췄는지, 뼈 높이 아래로 한참 내려갔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뼈 속 깊이 내려갈수록 나중에 크라운이 붙잡을 자리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2. 뿌리와 뿌리 끝 상태 — 뿌리가 갈라져 있거나 뿌리 끝에 큰 염증이 있으면 신경치료를 해도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3. 치아를 받치는 잇몸뼈 — 뿌리를 둘러싼 뼈가 충분히 남아 있어야 살린 뒤에도 씹는 힘을 견딥니다.
  4. 남은 건강한 치질의 양 — 썩은 부분을 다 걷어낸 뒤에도 크라운이 감쌀 벽이 남는지.

이번 사례에서는 치근단 사진과 구내 검사, Q-ray로 다음을 확인했습니다.

  • 충치는 뒤쪽 면에서 잇몸선 아래까지 내려갔지만, 뿌리 자체가 갈라지거나 뿌리 끝에 큰 병소가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 두 뿌리를 둘러싼 잇몸뼈 높이가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 앞쪽(근심) 벽은 남아 있어, 사라진 뒤쪽 벽만 다시 세워 주면 코어를 쌓고 크라운이 잡을 틀이 나오는 상태였습니다.

정리하면, 충치는 신경까지 갔지만 뿌리와 뼈는 살릴 조건에 해당했습니다. 그래서 발치 대신 신경치료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관건은 잇몸 아래로 내려간 ‘뒤쪽 벽’을 어떻게 세우느냐였습니다

신경치료 자체보다 까다로운 것은, 잇몸선 아래까지 사라진 뒤쪽 벽입니다. 이 벽이 없으면 신경치료 중에 침이 스며들어 소독이 어렵고, 치료가 끝나도 코어(크라운 아래 치아 몸통)를 쌓을 틀이 없습니다.

격벽(matrix)이란? 치아 벽이 없어진 자리에 얇은 금속 띠를 둘러 임시로 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토플마이어 매트릭스(Tofflemire matrix)라는 띠를 치아 둘레에 감아 잇몸 아래 깊은 가장자리까지 밀착시킨 뒤, 그 안쪽에 재료를 채워 잃어버린 벽부터 먼저 세웠습니다.

이렇게 뒤쪽 벽을 세워 두면 이후 과정이 달라집니다. 신경치료 중에는 치아 안이 마르고 깨끗하게 유지되고, 치료 후에는 코어를 깊은 가장자리까지 빈틈없이 쌓을 수 있으며, 크라운 본을 뜰 때도 잇몸 아래 경계가 분명해집니다.

진행 과정

  1. 충치 제거와 신경치료(근관치료) — 썩은 부분을 걷어내고 감염된 신경 조직을 제거한 뒤, 두 뿌리의 신경관을 세척·소독하고 밀폐했습니다. 여러 회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2. 격벽 설치 — 잇몸 아래까지 사라진 뒤쪽 벽 자리에 토플마이어 매트릭스를 감아 깊은 가장자리를 막았습니다.
  3. 코어 수복 — 격벽 안쪽으로, 신경치료 후 비어 있는 치아 내부와 뒤쪽 벽을 한 번에 채워 크라운이 씌워질 치아 몸통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4. 크라운 — 코어까지 마친 치아는 남은 벽이 얇아 그대로 쓰면 갈라질 수 있어, 전체를 덮는 크라운으로 보호하는 단계로 이어집니다.

신경치료를 마치고 코어 수복까지 끝낸 뒤 — 두 뿌리의 신경관이 밝게 채워져 있고, 격벽을 세워 잇몸 아래 뒤쪽 가장자리까지 코어가 채워진 상태(치근단 방사선 사진)

두 번째 사진은 신경치료를 마무리하고 코어 수복까지 끝낸 뒤 찍은 치근단 사진입니다. 뿌리 안쪽의 밝은 선이 밀폐된 신경관이고, 그 위로 치아 머리 부분이 코어 재료로 다시 채워졌습니다. 처음 사진에서 어둡게 비어 있던 뒤쪽 면이 잇몸 아래 가장자리까지 메워진 것을 확인한 뒤 크라운 단계로 넘어갑니다. 크라운을 씌운 뒤에는 정기 점검에서 크라운 가장자리와 뿌리 끝, 잇몸뼈 상태를 계속 확인합니다.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항목자연치아 살리기 (신경치료 + 코어 + 크라운)발치 후 임플란트
뼈에서 지지를 받는 부분내 뿌리와 치주인대를 그대로 유지뿌리를 제거하고 인공 고정체로 대체
치료 기간신경치료 수 회 + 크라운발치·치유·식립·보철로 대개 수개월
씹을 때 감각치주인대가 남아 미세한 압력 감각이 유지됨뼈에 직접 고정되어 감각 방식이 다름
실패했을 때뿌리가 갈라지거나 염증이 재발하면 그때 발치 후 임플란트로 전환 가능재수술·골이식 등 더 복잡해질 수 있음
적용 조건뿌리·잇몸뼈가 건강하고, 크라운이 감쌀 벽을 확보할 수 있을 때뿌리를 살릴 수 없을 때의 대표적 대안

자연치아를 살리는 쪽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예지성만 놓고 보면 뽑고 임플란트를 하는 편이 더 예측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뿌리와 잇몸뼈가 건강했고 사라진 뒤쪽 벽을 세울 수 있었기 때문에 보존을 택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정밀 진단으로 판단합니다.

이런 경우엔 저도 발치를 먼저 말씀드립니다

⚠️ 발치를 먼저 말씀드리는 경우

  • 충치가 잇몸뼈 높이보다 한참 아래까지 내려간 경우 — 격벽을 세우거나 잇몸을 다듬어도 크라운이 잡을 벽이 나오지 않습니다.
  • 뿌리가 세로로 갈라진 경우(치근 수직파절) — 신경치료를 해도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 뿌리 끝 염증이 크고 신경치료로도 해결이 어려운 경우
  • 잇몸병으로 뿌리를 받치는 뼈가 이미 많이 사라진 경우
  • 남은 치질이 거의 없어 코어를 쌓아도 지탱되지 않는 경우

자주 묻는 질문

충치가 잇몸 아래까지 내려가면 무조건 뽑아야 하나요?

아닙니다. 잇몸선 바로 아래 정도에서 멈추고 뿌리·잇몸뼈가 건강하면, 격벽을 세워 벽을 복원하고 신경치료로 살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뼈 높이보다 한참 아래까지 내려갔거나 뿌리가 갈라져 있으면 발치가 맞습니다. 방사선 사진으로 깊이를 보고 판단합니다.

격벽(매트릭스)은 왜 필요한가요?

사라진 치아 벽 자리에 얇은 금속 띠를 둘러 임시 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신경치료 중에는 침이 들어오지 않게 막아 주고, 치료 후에는 코어를 깊은 가장자리까지 빈틈없이 채울 틀이 됩니다. 잇몸 아래까지 벽이 없어진 치아에서는 이 과정이 있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습니다.

신경치료를 하면 왜 크라운까지 씌워야 하나요?

신경을 제거한 치아는 시간이 지날수록 건조하고 부서지기 쉬워지고, 이번처럼 큰 충치로 벽이 많이 사라진 경우는 더 그렇습니다. 어금니는 씹는 힘이 크게 실리는 자리라, 크라운으로 전체를 덮어 갈라지는 것을 막습니다.

신경치료는 몇 번 다녀야 하나요?

치아 상태와 뿌리 수, 염증 정도에 따라 다르며, 어금니는 대개 여러 회 나눠 진행합니다.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신경관을 충분히 소독하고 빈틈없이 밀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린 치아는 얼마나 쓰나요?

개인차가 커서 기간을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남은 치질의 양, 크라운이 감싸는 벽의 상태, 무는 습관, 잇몸 관리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기 점검에서 크라운 가장자리와 뿌리 끝 상태를 계속 확인하는 것이 오래 쓰는 데 중요합니다.

참고문헌

  1. Ng YL, Mann V, Gulabivala K. Tooth survival following non-surgical root canal treatment: a systematic review of the literature. Int Endod J. 2010;43(3):171-189. [체계적 문헌고찰] 비수술 신경치료 후 치아 생존율(2~10년 추적) 86~93%. 크라운 수복 여부가 주요 영향 요인.
  2. Aquilino SA, Caplan DJ. Relationship between crown placement and the survival of endodontically treated teeth. J Prosthet Dent. 2002;87(3):256-263. [코호트] 치아 종류·충치 정도를 보정한 뒤에도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씌우지 않은 치아가 씌운 치아보다 6.0배 높은 비율로 상실되었다(대학 치과병원 기록 후향 연구).
  3. Pratt I, Aminoshariae A, Montagnese TA, et al. Eight-year retrospective study of the critical time lapse between root canal completion and crown placement: its influence on the survival of endodontically treated teeth. J Endod. 2016;42(11):1598-1603. [코호트] 구치부 신경치료 치아에서 치료 후 4개월이 지나 크라운을 씌운 경우 4개월 안에 씌운 경우보다 발치 위험이 높았다(위험비 3.38). 단일 기관 후향 연구.
  4. Juloski J, Radovic I, Goracci C, Vulicevic ZR, Ferrari M. Ferrule effect: a literature review. J Endod. 2012;38(1):11-19. [문헌 고찰] 신경치료한 치아를 보철로 덮을 때 잇몸 위로 남은 치아 벽(페룰)이 치아의 파절 저항에 중요하다.

이 글은 한 분의 치료 기록입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입안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결과·기간은 달라지며, 모든 치료에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위 내용은 진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DOCTOR’S NOTE — 제가 “뽑아야 한다”는 치아를 볼 때의 기준

발치 권유를 받고 오신 분께는, 방사선 사진을 같이 보면서 “왜 뽑아야 한다고 했을지”부터 짚어 드립니다. 충치가 잇몸 아래까지 내려간 것은 사진에서 분명히 보이고, 그 말 자체는 틀리지 않습니다. 다만 그 한 가지만으로 발치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보는 것은 뿌리가 온전한지, 뿌리 끝과 뼈가 건강한지, 사라진 벽을 다시 세울 수 있는지입니다. 이 셋이 되면 신경치료로 살릴 여지가 있고, 하나라도 안 되면 무리하게 살리지 않습니다. 억지로 살린 치아가 1~2년 뒤 갈라져 더 어렵게 뽑히는 상황이 환자분께 가장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례는 셋 다 조건에 맞았던 경우입니다.

— 조이치과의원 봉천 원장 정진우

마무리

“잇몸 아래까지 썩어서 뽑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더라도, 뿌리와 잇몸뼈가 건강하고 사라진 벽을 다시 세울 수 있다면 뽑지 않고 살릴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발치 권유를 받고 고민이시라면, 방사선 사진을 같이 보면서 지금 상태에서 보존이 가능한지 · 가능하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 발치가 더 나은 상황은 아닌지 하나씩 설명드리겠습니다.

본 사례는 해당 환자의 치료 결과이며, 개인의 구강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결과·기간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실제 치료 계획은 정밀 진단과 상담을 통해 개인별로 결정됩니다. 본 사례는 신경치료와 코어 수복까지 마친 상태이며, 장기적인 예후는 크라운 장착 후 정기 점검을 통해 확인해 나갑니다.

모든 의료 시술에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치료 전 충분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발생 가능한 부작용·한계로는 신경치료 후 통증·염증의 재발, 뿌리 끝 병소, 코어·크라운의 탈락, 저작 중 치아 파절, 치근 수직파절로 인한 발치 가능성, 잇몸 아래 깊은 가장자리 부위의 잇몸 염증, 크라운 주변 이차우식, 재신경치료 필요 등이 있으며, 경과에 따라 발치 후 임플란트 등 다른 치료로 전환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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